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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여기 연세인] 창업 성공 요인은 타협하지 않고 버티는 것
작성일
2021.02.03
작성자
공과대학 홈페이지 관리자
게시글 내용

창업 성공 요인은 타협하지 않고 버티는 것

글로벌 1위 인터넷 형광펜 서비스 ‘라이너’, 김진우 대표(컴퓨터과학과 11)



‘창업’에는 ‘도전’이란 요소가 내재돼 있다. 우리 대학교에는 이러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이 깃들어있지만, 일반적으로 ‘청년 창업’은 여전히 특별한 케이스로 여겨진다. 중소벤처기업부·창업진흥원의 2019년 창업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창업 인원 중 20대 이하는 3.4%에 불과했다. 또한,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2019년 청년사회·경제실태조사에서도 청년 응답자 중 12.2%만이 실제 창업을 한 경험이 있다고 답해 비슷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창업을 생각해봤으나 실제로 창업을 해본 적 없다’가 25.3%, ‘창업을 생각해본 적 없다’가 62.5%였다. 창업에 도전하는 청년 사례 자체가 적은 상황 속에서 성공까지 한 경우는 더욱 눈에 띄고 특별할 수밖에 없다. 


전 세계에서 260만 명 이상이 사용하는 글로벌 1위 인터넷 형광펜 서비스 ‘라이너(LINER)’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김진우 대표(컴퓨터과학과 11)를 만나 그의 창업 스토리와 성장 비결을 들어봤다. 


‘정보의 홍수’ 속 의미 있는 도움이 되기를 

김진우 대표가 공동창업자들과 함께 2015년 7월 출시한 라이너는 웹페이지나 디지털 문서에서 사용하는 형광펜 서비스다. 수많은 정보 중에서 나에게 필요한 부분을 선택해 저장, 메모, 공유할 수 있는 툴(tool)로, 대학원생, 개발자, 변호사, 의사 등 깊이 있고 정교한 정보를 필요로 하는 이들이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다. 


“저는 이 서비스를 단순한 유틸리티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해 형광펜으로 하이라이트한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면 개인에게 지금보다 훨씬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정보를 탐색하는 목적과 맥락 등을 정확하게 파악해 ‘초개인화’된 가치 있는 정보를 지금보다 손쉽게 접할 수 있도록 만들 생각입니다. ‘정보의 홍수’라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접근이 될 것입니다.”


김진우 대표는 어렸을 때부터 꿈꿨던 창업이라는 것을 통해 사회가 갖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열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본인이 만든 서비스가 사람들에게 의미가 있고, 더 발전시킬 수 있는 도구가 되기를 누구보다 강하게 바라고 있었다.



창업만을 향한 인생 정주행

김진우 대표는 9살에 처음 벤처 창업에 대해 듣게 됐다. 아버지를 따라 가족 모두 미국에서 2년 정도 살고 있을 때였는데,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아마존 등 IT 창업 신화가 한창일 때였다. 아버지가 벤처는 어드벤처(adventure) 같이 신나는 것이라며 김진우 대표에게도 나중에 커서 창업하라고 이야기한 것이 시발점이 됐다. 이후 부모님 지인들 중 실제 창업한 분들을 접하면서 창업에 대해 더 매력을 느꼈고, 컴퓨터 프로그래머와 창업이라는 두 가지 꿈을 확고히 다지게 됐다.


우리 대학교 컴퓨터과학과에 입학한 뒤에는 본격적으로 창업을 준비했다. 회사를 들어가는 등의 다른 길은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창업동아리와 경진대회 등을 알아보다가 실제로 창업까지 할 수 있는 인큐베이터의 필요를 느끼고 연·고대 연합창업동아리인 ‘인사이더스’를 지인들과 함께 만들게 됐다. 이 과정에서 현재까지 함께하고 있는 라이너의 공동창업자 우찬민 COO도 만날 수 있었다. 


2학년 2학기 때 무작정 주식회사 ‘아우름플래닛’을 설립하고는 덜컥 대표이사가 됐다. 여러 고민 끝에 관심 있던 미술 분야에 도전했다. 보수적이고 비효율적인 미술 시장을 변화시켜보자는 욕심으로 미술 작가들이 사용하는 온라인 전시관 서비스를 시작했다. 결과가 아주 나쁜 것은 아니었지만 본래 생각했던 ‘변화’라는 목적에는 다다르기 힘들 것 같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그때까지 벌었던 4,300만 원을 들고 동료 2명과 함께 4학년 마지막 겨울방학 때 끝을 보자는 심정으로 미국 실리콘밸리로 떠났다. 아무 연고도 없었고, 그저 현지에서 부딪히며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만한 무언가를 찾아내자는 마음이었다.


도전, 간절함, 버티기

“더 이상 실패하기 싫었습니다. 저와 동료들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은 결과물을 아무도 쓰지 않는 현실을 볼 때면 함께한 사람들에게 너무 미안했습니다. 함께하는 사람들의 노력을 헛되게 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절실해졌고, 실리콘밸리에서 매주 하나씩 아이디어를 테스트하면서 반응이 있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하게 된 서비스가 라이너였습니다.”


라이너는 김진우 대표의 ‘나부터 찾아서 쓸만한 서비스를 만들자’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책에 밑줄 긋고 메모하던 습관을 디지털 영역에서도 그대로 구현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었다. 대학 수업에서도 교재가 pdf 파일이나 웹사이트로 많이 옮겨지면서 필요가 더 절실해진 차였다. 처음에는 단순해 보이는 이 유틸리티가 내심 성에 차지 않았지만, 이를 토대로 혼란스러운 정보 과유불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비전이 생기면서 라이너 서비스에 온전히 집중하게 됐다. 


“라이너가 세계 1위로 성장하기까지 중요했던 요인 중 하나는 ‘버티는 힘’이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 서비스를 시작할 때 비전도 좋지만 당장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을 해야 한다는 말을 내부와 외부에서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야 투자 유치도 될 것 같았죠. 하지만 저는 제가 생각했던 비전을 볼 때 가슴이 뛰었고, 그것이 힘들지만 버티는 이유가 됐습니다. 사실 그렇게 4년 정도 지난 후에야 확신을 갖게 되긴 했지만요.”



나라를 세우기 위한 성장

김진우 대표는 창업을 통해 자신만의 무언가를 만들고, 그 무언가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사회에 의미와 도움이 되고 싶었다. 그럴 수 없다면 창업을 꿈꿀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그 신념을 계속해서 지켜나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김진우 대표는 사람들을 끊임없이 만나고, 또 ‘광인회관’이라는 생활 공동체를 만들어 창업에 미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창업이라는 야생에서 살아남았다는 동지애를 느낄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사는 것이 정말 큰 힘이 됩니다. 나만 힘든 게 아니라는 위로도 받게 되고, 더 성장해야겠다는 자극도 받게 됩니다. 스타트업 대표들 모두 자신이 성장하지 않으면 회사가 망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하는데, 그런 분위기 속에 있으면 자연스럽게 저도 함께 노력하게 되죠. 그리고 광인회관 식구들뿐 아니라 저보다 6개월, 1년 앞서가고 있는 사람들을 되도록 정기적으로 만나면서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진우 대표의 꿈은 ‘나라를 세우는 것’이다. 서로 존경할 수 있는 사람들끼리 모여 행복하게 사는 것이 그가 생각하는 나라다. 현재의 라이너도, 광인회관도 그런 꿈을 어느 정도 실현한 모습이지만, 김 대표는 다 이뤘다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는다. 라이너를 통해 구글이 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인터넷을 발전시키고, 똑똑해지고자 하는 사람들이 더 빨리 똑똑해질 수 있도록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등 사회에 더욱더 의미 있는 도움이 되기 위해 가야 할 길이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 입버릇처럼 얘기하는 ‘미친 생각을 더 많이 하자’는 말처럼 쉽게 타협하지 않는 비전으로 그가 꿈꾸는 나라를 더 멋지게 창업(創業)할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


자료출처: 연세소식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