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메뉴 닫기
 

게시판

동문소식

제목
[여기 연세인] 게임의 본질은 새로운 재미를 찾는 일
작성일
2022.02.03
작성자
공과대학 홈페이지 관리자
게시글 내용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게임의 본질은 새로운 재미를 찾는 일  

세상에 없던 즐거움을 플레이하는 게임 스타트업, 111퍼센트 김강안 대표(컴퓨터과학 10) 



111%의 노력 

게임산업 조사 기관인 DFC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게임 인구는 30억 명을 넘어섰다. 이 중 절반은 오직 스마트폰으로만 게임을 한다. 모바일로, PC로, 콘솔로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게임을 즐기고 있다. 그만큼 게임 개발 분야는 어느 산업보다 성장세가 높고 동시에 여러 게임사들의 치열한 각축장이며 수많은 게임이 등장하고 사라진다. 유저들에게 사랑받는 게임으로 기억되는 것은 소수일 뿐이다. 그렇다면 사랑받는 게임의 조건은 무엇일까. 많은 게임이 화려한 그래픽, 탄탄한 스토리, 다양한 아이템, 스타 마케팅으로 어필하고 있지만, 사실 게임은 그저 ‘재미’있으면 된다. 이 단순한 본질에 집중해 1인 기업으로 출발해 창립 5년 만에 게임 하나로 국내외 시장에서 매출액 1,500억 원 이상을 달성한 인물이 있다. 바로 게임 스타트업 111퍼센트의 대표, 김강안 동문이다. 게임사가 100%로 출시한 게임에, 게이머의 의견을 더해 111%의 게임이 된다는 사명 속에는 유저가 원하는 것, 바로 유저 관점의 ‘새로운 재미’라는 그 명쾌한 본질이 담겨 있다. 



흔들림 없는 하나의 꿈, 창업 

김강안 동문에게 창업은 어린 시절부터 도전하고 싶었던 꿈이었다. 흔히 생각하는, 대학 졸업 후 대기업에 취직하는 진로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워낙 무언가를 창작하는 것을 좋아했고, 스스로 흥미를 느끼는 일에 주도적으로 몰입하고 실행하는 것을 즐겼던 성향도 한몫했다. 초등학생 때는 색종이를 잘라 만들어 팔기도 했고 웹툰을 만들어 돌려보기도 하며 그 과정에서 큰 재미를 느꼈다. 사실 그가 컴퓨터과학을 전공한 이유도 창업이 쉬울 것 같아서였다.


“아무래도 스마트폰의 발달이 많은 변화를 불러왔잖아요. 고등학생 때 1인 개발자가 만든 간단한 스냅형 앱이 높은 매출을 낸다는 기사를 봤어요. 혼자서도, 적은 인원으로도 가능한 창업 아이템이었죠. 그래서 자연스레 컴퓨터과학을 전공하기로 결심하게 됐고, 대학생 때 수많은 창업에 도전해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홉 번의 도전과 실패가 이끈 길 

김강안 동문의 대학 시절은 창업을 향한 무수한 도전의 시간이었다. 창업학회 인사이더스(Insiders)에서 활동하며 사업 아이디어로 실제 사업계획서도 써보고 팀을 짜 실전을 경험했던 것은 창업에 대한 기초를 다지는 밑거름이 됐다. 학회에서 만난 친구들과 의기투합해 추진했던 첫 창업은 잊을 수 없는 기억이고 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 


“창업학회에서 만난 친구들과 ‘스탬프 로드’라는 모바일 앱을 출시했어요. 첫 창업이라고 할 수 있어요. 당시 신촌 지역에는 쿠폰 책이 있었는데, 단순히 각 가게별로 쿠폰을 모아놓은 것이었어요. 그래서 여러 업체가 통합된 쿠폰을 만들면 어떨까 싶었어요. 커플들을 타깃으로 데이트 코스를 짜주고 코스를 완주하면 선물을 지급하는 서비스였죠. 하지만 IT 기술, 영업력, 마케팅 등 한 사업에 너무 많은 것들이 필요해서 어려웠어요. 6개월간 1,000명이 다운로드했지만 결국 실패했어요. 만든 사람만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커플들은 쿠폰에 있는 장소라고 찾아가는 게 아니라 자신들이 원하는 곳을 찾아간다는 것을 간과했죠.”

 

신촌에 안 가본 가게가 없을 정도로 최선을 다했지만 실패했던 첫 창업. 하지만 김강안 동문은 의기소침하지 않고 계속 도전했다. 의류 추천 서비스 아이템이 정부지원 사업에 선정되기도 했지만 그것마저도 실패했다. 그렇게 2013년까지 출시 앱은 30개, 서비스는 9개에 이를 정도로 무수한 열정을 쏟고 또 끊임없이 실패했다. 그 과정에서 사람에 대한 고민들도 생겨났다. 무엇보다 함께한 친구들이 실패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며 ‘이제 진짜 혼자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다가 주변 사람을 다 잃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홀로서기를 했죠. 개인적으로 앱도 출시하고, 그 과정에서 혼자 해야 하니 영업 등 다른 인력이 필요 없는 아이템을 고민했습니다. 마침 웹 디자이너와 개발자 단 두 명이서 만든 ‘길 건너 친구들’이라는 외국 게임이 세 달 만에 90억 원을 벌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이거다!’ 싶었지요. 자본과 인력이 없어도 가능한 일이고, 제가 디자인도 좀 할 수 있었기 때문에 혼자 게임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최대한 빠르게, 작게 실패하려고 했어요. 그렇게 게임 출시를 반복하면서 성장했고, ‘111퍼센트’를 설립하게 됐습니다.” 


많은 실패를 경험하면서도 그가 매번 창업에 도전할 수 있었던 데는 우리 대학교 창업지원단의 지원이 든든한 힘이 됐다고 한다. 창업지원단에서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정보와 교육 등은 특히 유용했다. 


“재학 중 청년 CEO 경진대회에 참여해 받은 상금으로 창업지원단에서 제공하는 공학원 사무실에서 사업을 시작했어요. 사업계획서 작성에 대한 조언과 사업 멘토링도 받았죠. 또 ‘창업선도대학’ 프로그램에 선정돼 사업 규모도 키웠습니다. 무엇보다 학교에 몸담고 있다 보니 실패해도 돌아갈 수 있는 곳이 있다는 안정감은 큰 힘이 됐습니다.” 




랜덤 다이스의 등장, 게임업계를 흔든 놀라운 성장 

1인 기업으로 출발한 111퍼센트는 2020년 한 해 동안 1,500억 원 이상을 벌어들였다. 창립 5년 만에 이뤄낸 가파른 성장에 많은 이목이 쏠렸다. 게임 대기업 대비 2%에 못 미치는 인력 규모로 이뤄낸 성과라 더욱 놀라웠다. 대기업 게임사들이 오랜 기간 큰 규모의 개발 투자와 마케팅을 투입해도 쉽사리 거두기 쉽지 않은 성과였다. 그 성장을 견인한 것은 단 6개월 만에 3명의 인력이 개발한, 심플한 하이퍼 캐주얼 게임 ‘랜덤 다이스’다. 


랜덤 다이스는 주사위와 전투를 결합한 게임이다. 다양한 주사위를 설치해 몰려오는 적들을 방어하면서 상대 플레이어와도 경쟁해야 한다. 조작이 쉽고 단순한 데다 게임 시간도 짧아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입소문을 탔고,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0위권에 진입했다. 물론 랜덤 다이스 출시 이전에도 무수하게 도전하고 또 실패했다. 그 과정을 딛고 이뤄낸 결실이었다.


“출시한 게임 중 ‘비비탄’이라는 게임이 좀 잘 됐어요. 첫해 20억 원 정도의 매출로 직원을 뽑고 1년에 50개씩 3년간 150개의 게임을 만들었죠. 물론 성공한 게임보다는 실패한 게임이 더 많아요. 이런 시도들이 지속되다 매출 60억 원까지 이르렀죠. 그런데 이렇게 해서 매출 1조 회사가 될 수 있을까 싶었죠. 그래서 팀을 꾸려 이젠 혼자 하는 게임이 아니라 둘이 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보자 싶었어요. 그간 많은 실패를 겪으면서 분석하고 배웠던 노하우들이 쌓여서 어느 정도 게임 성공 룰에 대한 데이터도 가지고 있었고요. 처음 랜덤 다이스도 ‘저스트 다이스’라는, 혼자 하는 게임으로 출시됐죠. 이것을 재해석하고 대전하는 방식을 가미해 새롭게 출시한 것이 랜덤 다이스예요.” 



본질에 집중하라 

랜덤 다이스의 성공 전략으로 그가 꼽는 것은 바로 게임의 존재 이유, ‘본질’에 대한 고민이다. 그리고 그것이 그가 늘 집중하고 강조하는 회사의 핵심 가치이기도 하다. 


“게임의 본질은 ‘재미’예요. 재미를 추구하는 인간의 욕구를 가장 잘 발현한 산업이죠. 게임의 가장 중요한 지표는 재방문율입니다. 설치 다음날에도 앱을 실행했는지 보여주는 이 지표는 게임의 재미를 대변해요. 대전 게임인 랜덤 다이스는 승리해야 하는 게임이에요. 재미와 승리라는 본질에서 ‘축구’를 떠올렸어요. 축구는 골을 넣어야 이기는 단순한 룰이 있지만 그 승리를 가장 재미있게 하는 것은 ‘역전골’이죠. 이것을 랜덤 다이스에 넣고자 했어요. 역전 상황을 위해 기회를 주는 다양한 요소들을 적극 넣었고, 그것이 주효했던 것 같습니다.”


‘재미’라는 본질에 집중하기 위해서 김강안 동문은 심리학 공부에 몰입하고 있다. ‘재미’라는 가치를 준다는 것은 결국 게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게 하는 것’에 방점이 있다. 그래서 111퍼센트 내에서 본질에 대한 고민은 모든 게임 개발의 시작이다. 


“재미라는 것이 주관적일 수 있지만 누가 봐도 멋있는 사람이 인기가 많듯이 대중적인 재미가 있는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심리학이 필수죠. 재미라는 것을 달성할 수 있는 어떤 요소들이 있는데 그것을 공부하고 개발자 관점이 아니라 플레이어의 관점에서 다시 해 봐야 되는 것이죠. 그래서 저희 회사에는 재미만을 연구하는 조직이 있어요. 게임을 엄청 많이 만들고 더 재미있을 것 같은 요소들에 대해 끊임없이 피드백이 오가죠. 이걸 계속 반복하면서 재미에 집중합니다. 또 심리학에 대해 연구하는 연구소도 있어요. 각자 맡은 일을 하면서 다양한 문화 현상, 게임 등에 대해 공부하고 임직원들에게 공유합니다.” 


본질에 집중하고자 하는 김강안 동문의 경영 철학은 유저의 심리를 연구하는 심리학 연구소 설립이라는 비전으로 연결된다. 게임을 하는 유저 입장에서 어떤 재미를 새롭게 줄 수 있을지 연구해 누구보다 유저의 심리를 가장 잘 아는 세계 최고의 게임 회사로 성장하기를 소망한다. 



작고 빠르게, 남다르게 

지금도 많은 스타트업들이 출현하고 있고 또 큰 성장으로 성공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러나 규모가 점점 커질수록 스타트업의 초심이자 DNA라 할 수 있는 ‘혁신’은 자리를 잃어간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강안 대표는 이 혁신을 지켜나가기 위해 큰 규모의 성장은 어느 정도 한계선을 두고자 한다. 그래서 초심, 본질과 멀어지지 않게, 언제나 ‘고객을 향해 빠르게 변화’하며 유저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111퍼센트 창업 전에 그간의 실패들을 분석해 봤어요. 다운로드 건수와 매출 기준으로 잘된 서비스를 나열했더니 1~3주 만에 개발한 서비스들이 상위권을 차지했죠. 오래 공들인 서비스는 하위권에 머물렀습니다. 여기서 111퍼센트의 4S 사업 전략을 이끌어냈죠. ‘작고(Small)’, ‘단순하게(Simple)’ 기획하고 ‘빠르게(Speed)’ 출시해야 더욱 본질에 집중하게 되고 이런 직관적 서비스가 고객을 ‘만족(Satisfy)’시킵니다.” 


이 사업 전략은 대기업에서는 쉽사리 택하기 어려운 111퍼센트만의 경쟁력이다. 그리고 이는 기업 문화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111퍼센트는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함께 모인 3~5명 규모의 작은 ‘셀(Cell)’을 바탕으로 조직을 구성하고 있다. 각각의 셀이 작게 시작해 작게 성공한다. 


“저희는 일단 출시합니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도 실패를 책임지는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죠. 작은 시작은 단순하고 빠릅니다. 때문에 핵심, 즉 서비스의 본질만을 전달하는 데 전력할 수 있죠. 실패조차 작기 때문에 두려움도 그만큼 적습니다.” 


김강안 대표는 이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고자 한다. 그것은 곧 고민을 거듭하며 업의 본질을 찾아가는 과정이자 그가 사업에 나선 이유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성공 룰을 지키면서 새로움을 더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과제입니다. 저 역시 랜덤 다이스의 성과 이후 같은 룰에 집착했어요. 사람들이 그 룰을 좋아한다고 판단했죠. 하지만 유저들에게 변화와 다름을 전달하지 못했고 실패했어요. 단순히 룰을 그대로 적용할 것이 아니라 본질을 지키고 나머지는 모두 바꿔야 했죠. 본질을 찾기 위해 방법을 혁신하거나 변화하거나 다르게 접근해야 하는 것입니다. 가장 어려운 과제이지만 그것이 바로 혁신이니까요.”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글로벌 시장의 키 플레이어로 

김강안 동문은 언젠가 전 세계 사람들의 스마트폰에 111퍼센트의 게임이 하나 이상 깔려있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도 적극적으로 힘을 쏟고 있다. 블록체인 게임 신사업 추진을 진행 중이며 올해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게임과 뗄 수 없는 IP 비즈니스 확장을 위해 자회사를 설립하고 K-콘텐츠 관련 글로벌 종합 콘텐츠 스튜디오인 ‘에이스토리’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기 위해 모바일게임 자회사 설립도 마쳤다. 또한 주사위를 볼 때, 랜덤 다이스가 자연스럽게 떠오를 수 있도록 랜덤 다이스 IP 사업도 적극 추진해 이에 따른 매출 향상도 견인할 예정, 올해 매출 1조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동문은 창업 과정에서 많은 실패를 겪었고, 이를 계기로 성장하며 스타트업 모델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는 만큼,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과 발전에 기여하는 데도 일조하고 싶다. 특히 초기 스타트업 투자에 관심을 갖고 150억 원 규모의 펀드 투자에 나서기도 했다. 



청년들의 도전을 응원하며 

김강안 동문이 현재 지니고 있는 통찰과 내공은 대학 시절 마주했던 수많은 도전들에 있었다. 그 시간에 받았던 학교의 많은 도움에 보답하기 위해 지난해에는 창업공간 조성기금으로 1억 원을 기부한 바 있다. 그가 겪었던 과정을 밟아가는 후배들에게도 실패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도전을 향한 용기를 북돋아 주고 싶다. 그가 초기 스타트업을 만나거나 조언을 구하는 후배들에게 늘 하는 말은 역시, ‘가슴 뛰는 일에 열정을 가지고, 본질을 보는 눈을 키우라’는 것이다.  


“초기 스타트업 친구들을 만나면 제 초창기 시절이 많이 떠오릅니다. ‘본질’이라는 단어를 자주 써보라는 조언을 많이 하곤 합니다. 그저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말해 보길 바랍니다. 그게 가장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기왕 창업을 고민한다면 가슴 뛰는 일을 찾았으면 합니다. 후배들에게 어떤 일을 하면서 밤을 새워 본 적이 있는지 물어보곤 해요. 밤을 새우며 즐겁게 무언가에 몰입한 경험이 있다면 그만큼 열정을 쏟아낸 것들 중에서 창업 아이템이 발견될 겁니다.” 


리더는 철학적이어야 한다고 말하는 김강안 동문. ‘많은 사람이 10년 뒤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 질문하는데, 10년 뒤에도 바뀌지 않을 것에 주목하고 싶다.’는 아마존 CEO, 제프 베이조스(Jeff Bezos)의 말은 그에게 일종의 지침과 같다. 변하지 않는 것, 즉 끊임없이 업의 본질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그것이 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사업의 지속 성장과 이어질 수 있다는 그의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게임의 ‘재미’를 위해 오늘도 심리학 책을 열어보며 답을 찾는 그에게 본질을 찾아가는 길 위의 도전은 언제나 현재 진행형이다. 늘 그랬듯 그는 또 새로운 해답을 찾아 새로운 즐거움을 세상에 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