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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AI 시대, 그 본질과 대처는?
등록일: 2020-03-24  |  조회수: 402

AI 시대, 그 본질과 대처는?

조성배 교수(컴퓨터공학과)가 말하는 인류애와 인간다움의 AI 이해

2001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인공지능을 소재로 한 SF 영화 <에이 아이>(AI: Artificial Intelligence)가 흥행한 이후 AI라는 개념이 더욱 친숙해졌다. 그로부터 20년 가까이 흐른 지금, 영화에 나온 감정을 가진 인공지는 로봇까지는 아니지만, 알파고가 바둑 대국에서 세계 최고의 기사를 이기고, 일반 가정에서 어린이가 인공지능 스피커를 다루는 등 바야흐로 AI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어느덧 성큼 다가온 AI의 시대, 아직도 그 미래 청사진의 명암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우리 대학교 조성배 교수는 30여 년 전부터 이 분야를 연구해 온 한국 AI 분야의 개척자로 꼽힌다. 성실한 연구로 100편이 넘는 논문을 발표한 최고의 권위자다. 조 교수의 인터뷰로 미지의 시대를 맞는 우리의 자세에 대해 들어보았다.

 

 

AI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함께할 것

 

먼저 조 교수가 전망하는 AI 시대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라는 AI의 이름부터 명확한 의미를 정의하기 어렵습니다. 십인십색이다 보니 미래 모습을 그려 보는 데 다양한 모습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인간의 지능을 이해하고 구현하는 AI는 컴퓨터가 인간과 같이 보고 듣고 판단하는 기술을 뜻하기도 하고, 딥러닝, 논리 규칙, 통계 모형과 같은 기술을 뜻하기도 합니다. 지금 매스컴에 나오는 내용이 전부 완성되거나 구현된 것은 아닙니다만, AI라는 이름으로 소개되다 보니 혼란이 가중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좀 다른 방식이긴 하지만, 빅데이터가 준비된 분야라면 정치, 사회, 문학, 경제, 공학 등 여러 분야에서 객관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데 요긴하게 쓰일 수 있고, 생산 가능 인구의 부족을 개선하는 생산성 향상의 도구로 쓰일 수도 있습니다. 인간이 하기 번거로운 회계 계산이나 법률 조언은 물론이고 기후 예측이나 불치병 치료 같은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는 데도 사용될 수 있습니다.”

 

조 교수는 AI가 기술과 기능적인 부분에 국한되지 않고, 인간의 정서적인 부분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한다.

 

“좀 더 넓게 보면 인간의 소외감이나 고독감의 원인인 여러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동반자로 자리매김하리라 예상합니다. AI는 반려동물로 해소될 수 없는 피폐해진 인간 공동체를 좀 더 화기애애하게 만드는 존재가 될 것입니다. 최근 시리(Siri) 같은 AI 스피커가 등장하고 있는데, 궁극적으로 주변에 존재하는 모든 기기(냉장고, 에어컨, 자동차, 신호등 등)가 인간과 상호작용하듯이 정서적으로 교류해서 일상생활에 AI가 있는지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우리 생활에 자연스럽게 존재할 것입니다.”

자의식 있는 AI의 위험보다 인간의 오남용이 문제

 

조 교수는 AI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넘어 능동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가 설명한다.

 

“AI에 대한 논쟁은 아직도 진행형이어서 인류문명의 종말을 고할 위험한 것이라고 보는 분도 있고, 그건 기술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의 과도한 선동이라는 분도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좋든 싫든 AI 시대는 오리라고 생각합니다. 잘 작동하는 AI는 어쨌든 편리하고 효율적이기 때문에 가정에서의 사용은 물론이고, 이를 활용해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 필연적으로 활용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막연한 두려움이나 경외심을 갖지 않으려면 AI의 실체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합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없으면 현대사회를 사는 데 매우 불편한데, AI는 단순히 불편한 정도가 아니라 도태되어 살아가기 어려운 수준에 처할 수 있습니다. 또한 AI 기술의 보급에 따라 일자리의 지형도 상당히 변하게 될 것입니다. 사전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일부 화이트컬러 직업의 변화를 예로 들지만, 제 생각에는 모든 직업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리라 봅니다.”

 

조 교수가 생각하는 AI의 위험성은, 영화나 소설에서처럼 AI가 자의식을 갖고 인류를 지배하게 될 가능성이 아니다. 오히려 너무나 편하고 효율적이기 때문에 인간이 과도하게 의존하여 오용하거나 남용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강조한다. AI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이 필요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AI가 발달할수록 선행돼야 할 준비, 기술소외계층에 대한 배려

 

인간과 인공지능의 공생시대가 이미 시작되었다고 볼 때, 이제 우리는 기술이 발달할수록 소외 당하는 기술소외계층을 배려하는 준비가 필요하다.

 

“문명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능력으로 리터러시(Literacy)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인데, 이것이 발전해 컴퓨터 리터러시나 디지털 리터러시로 활용되고 최근에는 넘버 리터러시(Number Literacy)라는 데이터를 다룰 줄 아는 능력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AI는 일상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쳐 파급효과가 큰 기술이기 때문에, AI 리터러시는 빈부격차는 물론이고 문명의 격차까지 초래할 수 있으리라 예상합니다. 이를 타파하려면 국가나 사회가 기술소외계층을 배려하는 교육과 제도를 선제적으로 시행해야 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법과 규제라는 어려운 문제가 따를 수 있고 제 전공 분야가 아니어서 깊이 있는 말씀을 드리기는 어렵습니다만, 개발하는 입장에서 노인과 같은 기술소외계층이 쉽게 접근하도록 만드는 노력은 할 수 있습니다. AI는 인간의 지적기능을 구현하는 것이라, 사용 대상에 따라 적응할 수 있는 다양한 수준의 설계가 가능합니다. 사용자 모델링(User Modeling)과 생활환경 지능(Ambient Intelligence)이라는 기술을 사용해 누구나 손쉽게 활용하게 만드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AI 시대를 선도할 우수한 인재 양성에 집중

 

현재 전 세계적으로 AI 연구인력 확보를 위한 경쟁이 불붙고 있다. 선진국들이 앞서가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경쟁에 뒤쳐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최근에 AI 분야 인력 확보가 실로 전쟁과도 같습니다. 전통적으로 IBM과 마이크로소프트가 꾸준히 AI 인력을 채용했는데, 구글과 페이스북 등 대형 IT기업이 동참하더니 이제는 전 분야에서 AI 인재를 확보하려는 경쟁이 치열합니다. 다소 버블이 낀 것이 아닌가 의심스러울 만큼 경쟁적입니다. 국내에서는 지난 수십 년간 AI 전공자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기 때문에 전공자의 수가 매우 부족합니다. 기업들이 4~5년 전만 해도 직접 우리 연구실의 졸업생을 스카우트하려고 접촉해 왔는데, 최근에는 자체 인력의 재교육을 통해 현장에 투입하려는 노력을 병행합니다. 국가에서도 이러한 상황을 파악해 AI 대학원을 비롯해 이 분야의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AI 분야는 개방성을 기반으로 모든 내용이 공개되는 경향이 있어, 몇몇 플랫폼을 중심으로 초보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기술의 민주화는 AI가 이끌고 있는 듯합니다. 전공과 상관없이 컴퓨터 프로그래밍 능력과 의지와 노력만 있으면 그 쟁탈전의 노른자위가 될 수 있습니다. 부디 AI 시대를 선도하는 데 우리 대학의 우수한 인재가 앞장서길 희망합니다.”

 

조 교수는 일찍이 생각과 의식의 존재에 관심이 많아 ‘생각하는 로봇’을 만드는 공상을 자주 했다. 1980년대 컴퓨터가 낯선 도구였을 때, 우리 대학교 전산과학과에서 입학해 오롯이 30년 넘는 시간을 연세와 함께 살아왔다. 설립된 지 1년밖에 안 된 신생학과에서 선후배들과 함께 새로운 학문을 탐구하고, 이공학 연구만이 아니라 인문학적 소양을 갖출 수 있던 것도 뜻깊게 기억한다. 100여 편이 넘는 논문을 발표하며 수업과 연구를 병행해 온 데는 조교들의 헌신적인 도움 덕분이었다고 한다. 후학을 제대로 양성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크다고 밝힌 그는 자신의 경험을 최대한 전수해 우수한 AI 인재를 키워내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AI를 통해 인류애와 인간다움을 다시 한 번 생각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로서의 공동 번영을 강구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것이 저희가 AI 시대에 준비하는 데 먼저 갖춰야 할 태도일 것입니다.”

 

AI의 본질을 이해하고 인류의 공동번영에 활용함으로써, 막연한 두려움을 이기고 인간다움과 더불어 사는 세상을 추구하는 것, AI 연구에 평생을 바쳐온 개척자가 밝히는 단단한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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