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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특별기획] 전통적인 ‘문’을 ‘열린 공간’으로 재구성한 광장형 교문
작성일
2024.07.30
작성자
공과대학 홈페이지 관리자
게시글 내용

전통적인 ‘문’을 ‘열린 공간’으로 재구성한 광장형 교문

국제캠퍼스 광장형 교문 기획, 건축공학과 염상훈 x 이대송 교수



국제캠퍼스 광장형 교문은 차량의 주출입구인 남문 부지 약 1,400평에 조성돼 2023년 2월 6일 시공, 10월 31일 완공됐다. 올해 3월 25일 교명 사인보드 설치 공사를 진행해 4월 24일 완공했으며, 지난 6월 13일 학교 주요인사와 교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교문 현판 제막식을 개최했다.


시공과 사인 작업은 약 1년 만에 마무리가 되었지만 그보다 더 오랜 기간 동안 새로운 교문을 만들기 위한 기획과 디자인 과정이 있었다. 공과대학 건축공학과 염상훈, 이대송 교수팀은 국제캠퍼스 남문 영역의 교문 설계를 위해 2021년부터 기획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여러 차례 수정 과정을 거치면서 프로젝트를 준비해 왔다.


통상적으로 교문은 입출의 통제와 더불어 사람들에게 학교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상징적 경험을 일으키는 장치이자 오브제로 인식된다. 그래서 학교의 위상을 가능한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과도하게 크게 만들거나 힘을 주어 디자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반해 국제캠퍼스에 조성된 교문은 게이트 형태의 상징물이 없는, ‘광장형’이라는 것이 큰 특징이다. 이러한 기획은 염상훈, 이대송 교수팀의 21세기 교문에 대한 진지한 고민에서 나왔다.




국제캠퍼스의 주출입구는 도보로 진입하는 정문(서문)과 차량으로 출입하는 남문이 있다. 염상훈, 이대송 교수팀은 정문을 캠퍼스의 상징적 시작점으로, 남문을 교육과 생활의 교차지점으로 접근했다.


“국제캠퍼스의 남문 공간은 생활형 캠퍼스로서 학생들이 상주하고 자유롭고 오가는 곳으로, 출입을 통제하는 딱딱한 경계를 가지는 공간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또한 ‘국제캠퍼스’라는 이름과 같이 전 세계의 국적을 초월해 경계 없는 지식의 교류가 이루어지는, 개념상 자유로운 심리적 이미지를 구축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구성원들과 방문자에게 캠퍼스 공간-영역의 경계를 이미지화하고 문처럼 넘어 들어가는 심리적 경험과 힌트를 주되, 전통적인 게이트키핑(Gate Keeping)의 물리적 형태를 지양하고 주변과 어우러지는 광장과 일체화된 개념을 제시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남문 동쪽에 위치한 국제캠퍼스 기념관과 부속 조경 영역은 학생들의 다양한 활동 공간과 쉼터로서 적극적으로 활용되지 못했다. 염상훈, 이대송 교수팀은 기획 과정에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행사나 활동이 가능한 ‘광장’과 일체화된 교문 형태로 발전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게이트가 없는 광장형 교문이지만 성인 키를 훌쩍 넘어가는 연세 로고와 현판의 압도적인 스케일은 단연 시선을 끈다. 


“우리 대학교 로고와 현판은 자동차 진입 시와 시외버스 정류장에서도 명확히 보일 수 있는 스케일로 정해졌습니다. 각종 기념 촬영의 배경으로서 상징적인 오브제가 될 것임을 감안해 100년 이상 유지되는 반영구적 재료인 금속으로 제작했습니다. 로고가 지름 2.1미터로 일반적인 주물과 금속판재 사이즈를 넘어서는 크기라 제작이 어려웠는데 20mm, 30mm 스테인레스 스틸판을 CNC 및 레이저 가공을 통해 한 번에 찍어낸 양각 형상으로 제작해 조각 예술품 수준의 마감으로 완성했습니다.”


교문과 담장은 기념관을 돌아 학교 안쪽으로  기울어진 쉼터-작은공원으로 연결되면서 자연스럽게 광장을 형성하게 된다. 주변 환경과 관계를 맺지 않는 독립된 오브제가 아니라 땅이 완만하게 한쪽으로 올라가면서 교문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전략을 취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경사는 학생들이 휴식을 취하고 향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됐다. 경계를 만드는 교문이 아니라 학생들이 다양한 활동을 통해 서로 교류하고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교문이다.





국제캠퍼스 광장형 교문은 전통적인 교문의 이미지인 문, 통제하는 관문이 아니라 활동의 장을 형성하는 캠퍼스 영역의 경계로서의 문, 그리고 주변의 콘텍스트와 분리되는 오브제가 아닌 일체화된 연속성을 가진 건축물로서 어느 학교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창성을 가졌다. 문의 기능과 쉼터로서의 기능, 활동의 장으로서의 광장, 그리고 상징성을 모두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전적으로 시각적 경험에 의존하는 것에서 벗어나 심리적인 인식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데 건축학적, 예술적 의미가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염상훈 교수가 광장형 교문이라는 주개념과 함께 VR을 이용한 광장과 쉼터의 인지성과 안락함 그리고 동선 및 텍스처 등을 디자인했고, 이대송 교수가 조형 형상 및 배치, 시각적 인지 등을 디자인했다. 염상훈, 이대송 교수는 서로 자유로운 아이디어 교류와 토론을 통해 각각의 개념과 내용을 경계 없이 발전시키는 과정을 거듭하며 광장형 교문 프로젝트를 완성했으며, 조경과 실시설계를 맡은 (주)HEA와 협력해 프로젝트를 진행해 나갔다.





광장형 교문을 선보인 후 동료 교수 및 학생들, 주변의 반응이나 기억에 남는 피드백이 있는가 하는 질문에 이대송 교수는 “입구 조형 형상의 의미와 광장형 교문을 제안한 이유를 많이들 물어보셨고, ‘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 듯)’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칭찬이라고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았다.”며, “디자인의 의도가 잘 반영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국제캠퍼스 교문 조성사업 외에도 윤동주 기념관, 윤동주 문학동산 등 우리 대학교 건축사업에 다수 참여한 경험이 있는 염상훈 교수는 CAT 건축도시디자인연구실에서 도시적 관점을 반영한 건축디자인과 더불어 디지털 기술에 대한 다양한 실험과 전략을 연구하고 있다. 건축과 도시 사이의 경계 공간에 대한 연구로 도시 환경에서 건축가의 진화하는 역할을 탐구한다. 염 교수의 연구와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뉴욕 MoMA 등에서 전시되었으며,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게스트시티전 기획, 한국건축가협회상 수상 등 여러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건축가이자 설치미술가로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이대송 교수는 건축공학과 소속 Design Systems Lab을 운영하며 창발의 현상을 건축 디자인에 이용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주로 컴퓨터를 사용한 디자인 및 로봇을 이용한 디지털 파브리케이션을 활용한다. 최근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한 공공조형에 당선돼 국제 전시에 참여한 바 있으며, 이 교수의 작품은 2004년부터 국내를 비롯하여 북미, 중미, 유럽 등 다양한 곳에서 출판 및 전시되고 있다.





한편, 이번 광장형 교문 프로젝트는 염상훈, 이대송 교수의 연구실 소속 건축공학과 학생들이 컴퓨터 모델 및 축소 모형을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개념 및 디자인을 발전시켜 나갔다. 연세 로고 및 현판을 실사이즈로 목업 제작해 디자인과 품질을 사전 체크하고, 이를 디자인에 반영하는 등 설계 과정에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다. 


국제캠퍼스 광장형 교문은 캠퍼스 공간을 우리 대학교의 상징성과 쉼, 그리고 활동의 장으로 제시했다. 전통적인 건축물인 ‘문’을 ‘열린 공간’으로 재구성한 이번 프로젝트는 21세기 캠퍼스 디자인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